

아내를 속인 것 같아서 글 씁니다. 결혼한 지 석 달 됐습니다. 양가 소개로 만났고, 저는 소개인이 제 상태를 충분히 말해 줬다고 생각했습니다. 왼쪽 귀는 거의 들리지 않고, 오른쪽도 보청기 없이는 말 구분이 어렵습니다. 평소엔 보청기랑 입 모양을 보고 대화해서 겉으로는 티가 많이 안 납니다. 일도 하고, 회의도 하고, 계약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소개인이 아내에게 그냥 『귀가 좀 안 좋다』 정도로만 말했을지도 모른다는 걸요. 며칠 전 아내가 집에서 넘어져 손을 조금 다쳤습니다. 제가 욕실에 있었고 보청기를 빼고 있어서, 아내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들었습니다. 나와서 피를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상처는 작았는데 저는 아직도 그 장면이 안 잊힙니다. 고의로 숨긴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내는 제 상태를 정확히 모른 채 결혼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 밤 말하려고 합니다. 무섭습니다. 아내가 이혼하자고 해도 제가 막을 자격은 없겠죠. 그런데 저는 정말 이혼하고 싶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