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은혜 때문에 정해졌던 약혼 상대가 알파로 분화했다. 나도 알파고, 오래된 약속을 끝낼 명분은 생겼다. 문제는 내가 그 사람의 입양 여동생을 좋아하게 됐다는 것. 성인 베타. 목소리가 달고, 웃는 것도 달고, 반짝이는 걸 좋아한다. 예의상 나를 오빠라고 불렀는데 그날 억제제를 두 번 썼다. 국가가 AB 결합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도 알고, S급 알파와 베타가 불안정하다는 의료 문구도 안다. 그런데 규칙이 사람을 저울 위에 올려놓는 데만 쓰인다면, 그 규칙이 그렇게 대단한가. 지금 한 손으로 치는 중이다. 방금 그녀의 오빠한테 맞았다. 후회는 없다. 그녀가 아프냐고 물어봤다. 맞을 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