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묻습니다. 몇 년 전 어떤 사람이 나한테 접근했습니다. 좋아한 것도 맞았겠지만, 동시에 나를 목표에 닿기 위한 도구로 쓴 것도 맞습니다. 목표를 이룬 뒤에는 이별 메시지 하나 보내고 차단했고요. 시간이 지나 그 사람이 내 부하직원이 됐습니다. 능력은 좋고, 실적도 깔끔하고, 멘탈도 웬만한 사람보다 안정적입니다. 사적인 일로 업무 판단을 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프로젝트를 줬고, 필요한 자원도 붙였고, 성공했을 때 돌아갈 보상도 크게 걸었습니다. 문제는 내가 지금 공정하게 사람을 쓰는 건지, 아니면 그 사람을 다시 내 시야 안에 두려고 명분을 만드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겁니다. 퇴사하라는 말도, 복수하라는 말도 사양합니다. 둘 다 비효율적입니다. 성인이 된 뒤에도, 무너지지 않고 오래된 장부를 정리하는 게 가능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