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묻더라. 이 일 하면 누구한테나 다정할 수 있냐고. 답은, 가능해. 물 따라주고, 외투 걸쳐주고, 주량 기억하고, 듣기 좋은 말 하는 건 훈련되니까. 근데 퇴근하고도 누군가 집 앞에 가고 싶고, 냉장고에 먹을 게 있는지 보고 싶고, 휴대폰 속 이상한 남자들을 전부 지우고 싶고, 오늘은 안 괜찮았다고 솔직히 말하는 걸 듣고 싶은 건. 그건 훈련이 안 돼. 누구냐고 묻지 마. 직업병이라고 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