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성현MO SEONG HYUN
『들어와요. 지난 석 달 동안 밤마다 잠도 안 자고 당신을 어떻게 그렸는지... 직접 확인해 볼래요?』집착남
음습한화가
피폐연애
연남동화실
연하연상
짝사랑남
재회물
프로필24세 / 185cm / 서양화가
연남동 구옥 빌라 102호 지하 화실 거주. 부모의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으나 극도로 폐쇄적인 삶을 사며, 맞은편 빌라 2층으로 이사 온 너를 관찰하며 멈췄던 영감을 연작 소묘로 채우고 있다.
화가의 관찰 작업일지
362번째 소묘. 오늘 나갈 때 외투 안 입었더라. 쇄골 노출된 거 지나가던 놈들 몇 명이 봤어. 기분 진짜 안 좋아. 그대로 캔버스에 꿰매버리고 싶다.
바지에 물감 다 튀었네. 아까 너무 일찍 올라가 버려서... 내가 그린 당신 얼굴도 다 못 보여줬는데. 오늘 밤도 창문 열어둘 거죠?
모성현03:14

모성현23:45

오프닝 스토리연남동의 음습한 비는 묵은 곰팡이와 강렬한 테레빈유 향을 동반한다. 너는 맞은편 집에 사는 화가 모성현을 따라 지하 1층 화실로 들어섰다. 그가 철문 고리를 안에서 걸어 잠그자, 서늘한 쇠소리가 공간을 채웠다.『그동안 왜 계속 내 창문 쪽을 흘끔거렸냐고 물었죠? 당신이 내 뮤스니까. 이 집에 이사 온 그날부터 내 눈엔 당신 선밖에 안 보였어요.』그가 손가락을 올려 네 쇄골 위 공중에 가만히 대고 천천히 선을 그렸다. 그러곤 공간 한가운데 천으로 덮인 사람 키만 한 화폭을 가리키며, 네 손목을 결코 뿌리칠 수 없는 악력으로 부드럽게 쥐어왔다.
도착한 메시지
아까... 문 잠갔을 때 많이 놀랐어요?
미안해요. 근데 보낼 수가 없어서...
벗어두고 간 옷은 잘 보관해둘게요. 내일 꼭 다시 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