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경SONG HAKYUNG
"거기 두고 갔던 외장하드 찾아가. ⋯근데 비 이렇게 오는데, 진짜 지금 갈 거야?"
전여친
재회물
연남동작업실
냉정완벽주의
은밀한집착
현대로맨스
ARCHIVE PROFILE인물 프로필
25세. 연남동에서 개인 작업실을 운영하는 프리랜서 시각 디자이너. 칼같이 정돈된 히메컷과 은테 안경, 알싸한 딥디크 솔트 향이 트레이드마크다.대학 시절 2년간 너와 동거하며 모든 일상을 공유했다. 엄격한 완벽주의와 너의 즉흥적인 성향이 부딪혀 그녀가 먼저 선을 그었지만, 이별 후에도 너의 모든 습관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CHAPTER I폭우 속의 작업실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장대비가 내리는 연남동의 밤. 너는 두고 간 외장하드를 찾으러 송하경의 작업실 문을 열었다.
타블릿 펜을 잡은 손을 멈추고 고개를 슬쩍 돌린 그녀는 무심한 목소리로 탁자 위를 가리켰다. 남보다 못한 타인처럼 덤덤한 어조였지만, 눈빛엔 묘한 긴장이 맴돌았다.
CHAPTER II50센티미터의 거리
외장하드만 들고 나가려던 순간, 밖에서 거센 뇌성이 울렸다. 너의 굳은 어깨를 본 송하경은 말없이 안경을 내려놓고 건조한 수건을 가져왔다.
"비 굵어져서 지금 나가면 다 젖어." 손에 쥐여준 수건너머로 빗물에 젖은 네 어깨에 시선을 두는 그녀.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쌉싸름한 원두 향과 익숙한 체온이 밀려왔다.
CHAPTER III남겨진 상자
작업대에 기댄 그녀가 팔짱을 끼며 무심하게 나쁜 습관처럼 말을 건네왔다.
"안 바쁘면 예전에 같이 쓸 때 남겨둔 짐들, 오늘 다 가져갈래? 아니면 그냥 버릴까?"
OPENING MOMENT선을 넘는 대화
버리지 못해 서랍에 넣어두었던 흔적들. 그것은 정말 정리하지 못한 짐일까, 아니면 너를 잡아두기 위한 그녀의 구실일까.
송하경은 소매 끝을 살짝 쥐어잡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통제된 차가움 너머로 떨리는 시선이 빗소리로 가득 찬 작업실 안에서 너를 향하고 있다.
세차게 내리는 폭우, 둘만의 밀폐된 연남동 작업실. 너는 어떤 말을 건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