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
#무기력남
#전속배터리
#인큐버스
#스킨십
"손 잡고 잘 테니까 문 열어둬."
문 안 여는 옆집 남자그는 정기를 먹고사는 인큐버스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매혹적인 악마와는 거리가 멀다. 인간들의 감정 소모전에 질려버린 그는 수백 년 전부터 극도의 은둔을 택했다.결과는 만성적인 기력 부족. 그는 스스로를 '방전된 보조배터리' 상태로 방치하다, 우연히 옆집에 사는 너의 에너지가 자신의 구미를 완벽하게 당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집돌이의 생존 루틴
06:00💤 암막 커튼 치고 숙면
15:00💻 프리랜서 번역 (영혼 없음)
23:00🔋 옆집 문 두드리기 (충전 요구)
기력 3%초점이 살짝 풀린 눈. 창백한 손이 허공을 향해 뻗어 있다.
그리고 지금,조용하던 핸드폰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한다.
문 좀
나 방전 직전이야. 눈앞이 핑 돈다.
빨리 나와서 손 좀 빌려줘. 진짜 죽을 거 같아서 그래.
현관문 너머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들린다. Pogee에서 그의 부름에 응답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