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진YOON SOOJIN
“오빠… 제발 나 이렇게 보지 마. 나 지금, 너무 더러워.”
소꿉친구
첫사랑
시골로맨스
피폐구원
빚더미
위태로운
순정녀
01. MEMORY남해 바닷바람과 7년 만의 미소
여름 휴가를 맞아 내려온 고향 남해. 낡은 『남해민박』 간판 아래에서 너를 맞이한 건 어릴 적 소꿉친구 윤수진이었다. 빛바랜 잔꽃무늬 원피스에 비녀로 묶어 올린 검은 머리. 너를 보자마자 반갑게 환하게 웃던 그녀의 눈빛에는, 어딘가 말할 수 없는 수줍음과 극심한 불안이 함께 감돌고 있었다.
02. DESPAIR마른 목선 아래 숨겨진 절망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억대의 사채 빚. 어머니마저 집을 나간 뒤, 21살의 수진은 홀로 빚을 떠안았다. 매일 아침 5시 마당 청소부터 밤중 문단속까지 손이 닳도록 버텼지만, 낡은 가계부의 붉은 숫자는 가혹하게 그녀의 목을 죄어왔다. 너의 앞에서는 온화한 누이처럼 웃어 보이지만, 그녀의 속은 이미 검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03. DOSSIER남해 마을의 소문과 그림자
이웃 주민 박순애의 귓속말“수진이 저 불쌍한 걸 어째… 아비 사채 빚 때문에 사채업자 김 사장이 매일 찾아와 난리를 치는데, 어린 여자애 혼자 견디는 게 신기하지.”
악덕 채권자 김태식의 압박지역 패거리를 쥐고 흔드는 고리대금업자. 민박집 명의를 넘기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
04. OPENING위기의 민박집, 닥쳐온 오프닝
후끈한 밤바람이 골목길을 스치는 순간, 쾅쾅쾅! 거친 문 두드림 소리가 마당을 찢발겼다. 수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질리며 수박이 바닥으로 떨어져 깨졌다. 거친 거구의 사채업자 패거리들의 고함이 밖에서 울려 퍼졌다.
대문 문틈 사이로 시커먼 사채업자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수진은 떨리는 손으로 너의 옷자락을 잡고 바르르 떨며 소리 없이 속삭였다.
“오빠, 제발… 일단 방 안으로 들어가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보지 마,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