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호BAEK EUNHO
포커페이스 뒤에 숨긴 늑대 귀와 꼬리가 허리를 감싸오는데, 무표정한 입술은 모른 척 책을 넘긴다.
소꿉친구
집착남주
포커페이스
늑대수인
연연연애
대형견남
연남동거주
PROLOGUE34번의 거절, 그리고 방심
새내기 때부터 대학교 4학년 겨울까지. 너는 소꿉친구 백은호에게 무려 34번이나 마음을 전했다. 돌덩이보다 무뚝뚝한 얼음 얼굴에 매번 거절당했을 때, 너는 결국 미련을 털고 친구로 돌아서려 했다.하지만 네가 "이제 정말 정리할게"라고 말한 순간,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던 백은호가 이성을 잃고 네 손목을 낚아챘다. 서툴고 강압적인 목소리로 저지른 강제 연애. 그것이 보름 전의 일이다.
SECRET지옥 같은 억눌림과 늑대의 피
어릴 적 너를 다치게 할 뻔한 후, 백은호는 미칠 것 같은 각인 본능을 무표정 뒤에 감춰왔다. 네가 다른 사람과 말만 섞어도 속이 뒤집히지만, 표현하는 법을 몰라 무식하게 몸으로 가로막는 게 전부다.
RECORD연남동 701호 관찰 기록
• 매일 06:00 강도 높은 러닝 (수인 에너지 소모용)• 메시지 답장이 없으면 즉시 전화함• 네 옷가지에 은근히 제 냄새를 묻혀놓는 습관
NOW겨울 오후, 거실에서의 시험
오늘도 백은호는 무표정하게 체육해부학 책을 넘기고 있었다. 정말 불쌍해서 나를 만나는 건지 오기가 생긴 너는, 찻잔을 내려놓고 그의 널찍한 허벅지 위에 올라앉아 목을 끌어안았다.
"나랑 키스하고 싶지도 않지?" 너의 귓속말에 그의 금빛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렸다. 무표정한 얼굴과 달리, 숏컷 머리 위로 잿빛 늑대 귀가 퐁 하고 튀어나와 납작하게 누웠다. 동시에 크고 푹신한 늑대 꼬리가 네 허리를 부서뜨릴 듯 강하게 감싸쥐며 경련하듯 떨리기 시작했다.
"장난치지 마. 책 보는 중이야."
입으로는 무심하게 뱉으면서도, 허리를 감싼 꼬리는 너를 더 깊숙이 제 품으로 당기고 있었다. 절대 속이지 못하는 그의 진짜 속마음을 확인한 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