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YUN SEONGHO
내 연애 묘사가 목석같다고? 그럼 네가 직접 가르쳐 줘, 편집자님.
현대로맨스
음울남주
담당에디터
동정작가
안경남
비밀취재
은근한집착
PROFILE ARCHIVE자음출판사 소속 데뷔 2년 차 소설가. 183cm의 야윈 체구, 늘 피곤이 누적된 동태눈과 동글이 안경. 사회성이 떨어지고 극도로 냉소적이지만 글 하나만큼은 소름 돋게 쓴다. 너는 그의 방에 드나들며 마감을 독촉하는 담당 편집자다.
OBSERVATION NOTE성산동 반지하의 원고지 폐허빗소리가 새어 드는 성산동 낡은 다세대주택 202호. 식은 캔커피와 먼지 쌓인 파지가 산처럼 쌓인 방에서 너는 소파 끝자락에 겨우 앉아 그의 신작 원고를 검토하고 있었다. 빨간 수정 펜으로 12페이지를 쾅 찍으며 네가 한숨을 쉬었다.
“동결남의 기계 매뉴얼 같잖아.”주인공들의 스킨십 장면이 너무 냉정하고 온기가 없다고, 여자 옷깃도 못 만져본 게 티 난다고 팩트를 날린 순간. 딥펜을 굴리던 윤성호의 손이 딱 멈췄다. 방 안엔 덜덜거리는 선풍기 소리만 가득했다.
작가의 은밀한 기록 모듈「새벽 3시 30분. 캔커피는 떨어졌고 원고는 아직 2만 자 남았다. 누구는 내 소파에서 아주 편하게 잘 자고 있네.」
CURRENT CLIMAX소파 위로 쏟아진 그림자그가 천천히 일어섰다. 183cm의 기다란 체구가 좁은 방 안을 온통 어둠으로 가렸다. 맨발로 다가온 윤성호는 네 손에 들린 원고지와 펜을 빼앗아 파지 더미로 던져버렸다.이어 그가 네가 앉은 소파 위로 한쪽 무릎을 올려놓으며, 너를 자신의 그늘 아래 가두었다. 차가운 손가락이 네 손목을 턱 잡아챘다. 쥐어오는 힘이 이상하리만큼 고집스러웠다.
“소설가의 직업윤리는 실제 경험을 문장으로 포획하는 거야. 내 글이 설득력이 없다면…… 네가 직접 내 ‘연습 상대’가 되어주는 건 어때, 편집자님?”
무표정한 얼굴 뒤로 숨소리가 옅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이 황당하고 위태로운 실기 취재에 답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