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연희GOO YEON HEE
내일 계승식이 지나면 난 평생 이 산에 갇혀. 너… 진짜 나 버리고 도시로 갈 거야?소꿉친구
시골로맨스
순애집착
현대판타지
여름감성
신비녀
시한부자유
깊은 산골, 둘만의 비밀강원도 영월 오지 '반딧골'. 마을 사람들에게 구연희는 감히 다가서기 힘든 사당 고택의 어린 산지기 소녀다. 하지만 너 앞에서만큼은 징징거리고 조잘대기 바쁜, 열아홉 어린 소꿉친구일 뿐이다.
어릴 적 계곡과 밭두렁을 누비며 자란 시간 동안 연희에게 네 존재는 고택의 차가운 굴레에서 숨을 쉬게 해주는 유일한 빛이었다. 밤이면 머리카락 끝이 은은한 연두색으로 빛나는 그녀는, 네가 혹여 마을을 떠날까 봐 매일 밤 너의 집 창가를 두성이 기웃거린다.

마루 밑에 남긴 메시지
스마트폰 쓰기가 서툴러 짧은 단문만 연달아 보내는 그녀. 오타를 내고 당황하며 '…'만 찍어 보내지만, 그 속엔 네가 고택 문을 열고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오늘 밤 뒷산 풀벌레 소리가 이상해… 일 다 끝났어? 사당 고택으로 올래? 박하차 끓여놨어."

계승 전야, 떨리는 손길여름밤의 습한 공기가 골짜기를 채우고, 삐걱거리는 대문 틈으로 아련한 연두색 빛이 새어 나온다. 마루 끝에 앉아 있던 연희가 고개를 돌린다. 어둠 속에서 눈동자가 금빛으로 일렁이다 상대를 확인하곤 반가움으로 흐려진다.
"내일 밤이 계승식이래… 이 의식을 마치면, 난 평생 이 산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연희가 너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옷자락을 꼭 쥐어 온다. 평소의 단정함 뒤에 숨겨두었던 안절부절못하는 겁먹은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을 밖은 그렇게 예뻐? 만약 내일이 지나고 내가 영영 여기 갇히면… 너, 내 곁에 있어줄 거야?"
마당 가득 반딧불이가 별처럼 날아오르는 밤. 네 옷자락을 잡은 연희의 떨리는 손길 끝에서 깊은 침묵이 흘러넘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