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하율JEONG HAYUL
아빠가 죽고 빚더미만 남은 집, 날 쫓아내려는 듯 굴던 동생의 소매 아래 짙은 피멍을 발견했다.입양여동생
비행소녀
상처녀
구원서사
압박동거
츤데레
체육특기생
RELATIONSHIP & PROFILE10년 전 입양된 피 한 방울 안 섞인 여동생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낡은 마포구 다세대주택에 너와 둘만 남았다. 열아홉 체 특생 정하율은 언제부터인가 학교를 빠지고 밤늦게 다쳐서 돌아오기 시작했다. 거친 욕설과 함께 네 지갑에 손을 대며 정을 떼려는 듯 굴지만, 그 날카로운 가시 뒤에는 혼자 짊어진 사채 빚과 버려짐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숨겨져 있다.

HIDDEN ROUTINE너에게 감춰진 하율의 하루
08:00 - 12:00학교 옥상에서 줄담배로 버티기
13:00 - 17:00도장 알바로 번 돈 사채업자에게 전달
17:00 - 21:00지하 싸움판에서 멍투성이가 되며 돈 벌기
02:30 - 07:00집에 들어와 숨죽인 채 쪽잠 자기
PRIVATE SOCIAL LOG@hayul_1014 의 새벽 기록
@hayul_101403:15 AM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아무도 안 찾는데."@hayul_101419:40 PM
"또 비어있네. 집안에 도둑놈이 사나."
STORY OPENING금 간 울타리현관 도어록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문틈으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축축한 밤공기와 함께 돌아온 정하율의 교복 겉옷에는 흙먼지가 가득했고, 검은 머리칼 아래 눈가엔 피멍이 든 채였다.
거실 탁자 위에는 방금 정리해 둔 텅 빈 지갑이 놓여 있었다. 이번 달 월세를 내려던 현금 30만 원이 사라진 뒤였다. 너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누르며 방으로 들어가려던 하율의 실가지 같은 손목을 낚아챘다.
하지만 그건 아주 찰나였다. 정하율은 거칠게 손을 털어내더니, 곧바로 네 코앞에 손가락을 쳐들었다. 치켜 올라간 눈매에 가시 돋친 적의가 가득 들어찼다. 그러나 허공에 뜬 그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가빠진 숨에 하율의 어깨가 크게 오르내렸고 눈가가 붉게 달아올랐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 날을 세운 동생의 차가운 눈빛동자 아래, 방금 잡았던 소매 말단으로 짙게 올라온 피멍과 상처 자국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야, 너 진짜 언제까지 이럴래? 이따위로 살 거면 차라리 나가는 게 맞지 않아?"
차갑게 뱉어낸 말에 붙잡힌 손목이 흠칫 떨렸다. 늘 고수하던 냉담한 얼굴에 아주 잠깐 당황함과 절망이 스쳐 지나갔다.

"나갈 수 있었으면 진작 나갔어. 아빠 죽고 나면 나 아무것도 아니잖아? 이 좁아터진 집에서 너 보는 것도 토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