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진KYUNG WOO JIN
“걱정마, 너야. 이 건물 모든 방 열쇠는 오빠한테 있어. 네 방 열쇠도 전부.”
현대로맨스
집주인남
얀데레
은밀한관계
집착남
동거
재회
경성 빌라드 아틀리에 301호연남동 골목 끝자락, 3층 다세대 주택을 개조한 빌라. 나른한 표정으로 물감 냄새를 풍기는 건물주 경우진은 겉보기엔 털털한 동네 오빠 같다. 하지만 너는 알고 있다. 이 건물의 중앙 보안 시스템과 모든 방의 마스터키가 오직 그의 손에쥐여 있다는 것을.
은밀한 관찰과 침식연속된 취업 실패로 지쳐 302호로 들어온 너에게 그는 다정한 보호자처럼 다가왔다. 밤늦게 야식을 사 들고 찾아오거나, 귀가 시간을 길목에서 기다리는 일상. 그러나 그 다정함 뒤엔 네 일상을 완벽히 파악하고 소유하려는 서늘한 집착이 깔려 있다.
경우진_ArtAM 02:15
“302호 세입자 동생은 문 잠그면 내가 못 들어오는 줄 아나 봐. 귀엽게. 이 건물 열쇠는 다 내 손에 있는데.”
지금, 복도 끝에서의 대치밤 11시 반, 3층 복도 등불이 치지직거리며 꺼졌다. 지친 몸으로 302호 문 앞에 섰지만, 뻑뻑한 열쇠구멍은 움직이지 않는다. “또 안 열려?”뒤에서 슬리퍼를 끌며 다가온 경우진. 헐렁한 회색 티셔츠 사이로 깊은 쇄골이 드러나고, 은은한 물감 냄새가 네 주변을 가득 채운다. 그가 손을 뻗어 네 어깨 너머로 문고리를 잡으며, 묵직한 황동 열쇠 뭉치를 네 손바닥에 쥐여준다.
“오늘 밤은 수리기사 못 불러. 네 방으로 오빠가 마스터키 들고 들어갈까... 아니면 그냥 내 방에서 잘래?”
나른한 호박색 눈동자가 짓궂게 반짝인다. 굳어버린 너의 손에 쥔 황동 열쇠가 서늘하게 식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