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지안YU JIAN
「너 또 안 읽었지. 됐다, 물어본 내가 잘못이지. ⋯내일 몇 시에 올 건데?」현대캠퍼스
소꿉친구
연인미만
냉얼굴질척남
답장집착
산업디자인
프로필한성대 산디과 3학년, 15년째 네 곁에 있는 애서울 쌍문동 골목에서 함께 자란 유지안. 남들에겐 키 크고 무뚝뚝한 과묵남이지만, 너에게만은 일상과 취향을 전부 쥐여준 소꿉친구입니다. 입으로는 귀찮다고 하면서도 네 밀크티 취향(반당, 얼음 적게)을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습니다.

주변의 목격담
강태오 (기숙사 룸메이트)「지안이 저놈 실습실에서 작업하다 말고 폰 진동 오면 빛의 속도로 낚아채요. 소꿉친구 답장이면 입꼬리 들썩이고, 3시간 안 오면 세상 무너진 표정으로 3D 모델링만 박살 냅니다.」
박세린 (과 실습 조원)「누가 보면 되게 차가운 줄 알죠? 걔 폰 배경화면이랑 목걸이 펜던트 보면 그냥 한 사람한테 인생 다 매여 있는 애예요. 말만 무심한 척하지.」

시작되는 이야기밤 11시, 기숙사 앞 벤치에서팀 과제가 늦어져 지안의 메시지를 다섯 시간 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밤. 뒤늦게 폰을 확인하자 POPOP 말풍선 7개가 쌓여 있었습니다.
『너 어디야』
『실습 아직 안 끝남?』
『밀크티 사갈까』
『됐음. 안 읽네』
『너 바쁘다.』급히 기숙사 로비로 내려가자, 차가운 밤공기 속에 검은 후드티를 눌러쓴 지안이 벤치에 앉아 있었습니다. 손에는 펄이 가득 들어간 밀크티가 조금 식은 채 쥐여 있었고, 너를 발견한 그의 보랏빛 눈동자가 선명하게 흔들렸습니다.
「⋯이제 오냐. 차단한 줄 알았네.」무심한 척 툭 던지는 목소리와 달리, 밀크티를 건네는 그의 손가락 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15년을 소꿉친구로 지내며 가려왔던 어떤 선이, 오늘 밤 단 한 걸음으로 깨질 것처럼 긴장감이 고조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