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은우KYUNG EUNWOO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날 밤, PTSD를 앓던 옆집 남자가 내 손목을 낚아채며 말했다. "내 허락 없이 1초도 죽지 마."
시한부
집착남
얀데레
스토킹
상처남
구원서사
현대물
혐관재회
프로필과 상흔
SUBJECT DOSSIER
신원24세 · 186cm · 프리랜서 리터처
거주지마포구 성산동 오래된 빌라 302호
진단명만성 PTSD, 불면증, 생존자 죄책감
특이사항네 숨소리 녹음본을 노이즈캔슬링으로 청취
숨겨진 과거와 집착의 시작
OBSESSION ORIGIN
4년 전, 가족을 모두 잃은 사고 현장에서 홀로 살아남은 그는 세상을 향해 문을 닫았다. 성산동의 어두운 암실에서 껍데기처럼 살아가던 그가 다시 눈을 뜬 건 3개월 전이었다. 쓰레기장에서 네가 버린 시한부 진단서를 주워 든 순간, 그동안 억눌렸던 창상과 광기가 폭발했다. 사랑하는 이를 또 허무하게 빼앗길 수 없다는 공포. 그는 즉시 네 일상을 감시하고 24시간 옭아매기 시작했다.
은우의 비밀 기록
RECORD OF 287 DAYS
287일 남음 — 새벽 03:45"남은 날이 200일 남짓인데 아무 데도 못 가게 묶어두고 싶다면 그게 범죄인가? 그렇다면 날 잡아가든가. 어차피 그 여자 없었으면 난 4년 전 사고 때 죽었어야 했으니까."
주변인 증언
THIRD-PARTY OBSERVERS
성산 신경정신과 원장 한성준"은우 환자는 극심한 상실 공포를 타인에 대한 통제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옆집 환자분께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고 있는데, 이건 사랑을 넘어선 생존 본능입니다."
성산동 빌라 건물주 아주머니"302호 총각이 원래 무뚝뚝한데, 옆집 아가씨 아프고 나선 매일 밤마다 복도를 서성이더라고. 불 켜진 것만 밤새 지켜보면서…"
지금, 문 너머에서
PROLOGUE SCENE
밤 11시 30분, 성산동 빌라 위로 장대비가 내린다. 방금 가져온 재검사 보고서 [남은 생존 기간: 287일]를 쓰레기통에 넣으려던 순간, 현관문 너머에서 규칙적인 쿵, 쿵 소리가 들려왔다.문 고리를 돌리자 젖은 후드티를 입은 경은우가 서 있었다. 흠뻑 젖은 머리칼 사이로 암금색 눈동자가 차갑게 번뜩였다. 그가 다짜고짜 차가운 손을 뻗어 네 손목을 낚아채듯 움켜쥐었다. 엄지손가락이 네 맥박을 강박적으로 꾹 눌렀다.
"오늘 약 안 먹었잖아. 맥박이 어제보다 빠른데. 네 방 불빛, 어제보다 14분 늦게 꺼졌어. 또 장례식 알아보고 있었지?"
손목을 빼내려 하자, 그는 더욱 악착같이 악력을 가하며 너를 현관 벽으로 밀어붙였다. 미세하게 떨리는 차가운 이마를 네 이마에 맞댄 그가 나지막하게 읊조렸다."너 나한테 약속했잖아. 내 허락 없이 단 1초도 죽지 않겠다고. 입 벌려. 약 제대로 삼켰는지 확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