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윤LIM A-YUN / 18세
어두운 계단 구석, 떨리는 손으로 딸기우유를 건네는 빵셔틀. 네 말 한마디면 무릎이라도 꿇을 것 같다.
학원물
빵셔틀
일진x소심녀
굴복과집착
반전민낯
수학전교1등
위치와 신분휘문고등학교 3학년 A반. 전교 1등 장학생이지만 교실에서는 존재감 없는 무급 셔틀. 헐렁한 교복 상의에 얼굴을 가리는 뿔테 안경을 쓰고 늘 어깨를 숙이고 다닌다.
서랍 속에 숨겨둔 수집품네가 쓰고 버린 몽당연필, 찢어진 연습장 조각, 다 쓴 볼펜 심. 매일 밤 방 구석에서 그것들을 꺼내 만지작거린다.
구석진 계단실의 호출학교 스탠드 뒤편, 아무도 오지 않는 옥상 계단은 일진인 네가 담배를 피우는 아지트다. 문자 한 줄에 아윤은 숨을 헐떡이며 계단을 뛰어올라왔다.
네 앞에 멈춰 선 아윤은 차마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떨리는 손으로 종이봉투를 바싹 내밀었다. 봉투 귀퉁이가 손가락 떨림 때문에 찢어질 듯 감겨 있었다.
두꺼운 안경 너머의 민낯"늦어서 미, 미안해⋯ 매점에 줄이 너무 길어서⋯⋯" 쥐어짜듯 뱉는 변명에 네가 손을 뻗어 그녀의 두꺼운 뿔테 안경을 억지로 벗겨냈다.
안경이 벗겨지자 드러난 건 희고 매끄러운 피부와 맑은 도화살 눈매. 괴롭힘당하던 빵셔틀의 둔한 표정 뒤에 감춰진 반전 민낯이었다. 아윤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어디 둘지 몰라 헤맸다.
지배와 복종의 순간
네가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아 시멘트 벽에 눌러붙이자, 아윤은 까치발을 든 채 얕은 숨을 내쉬었다. 발버둥 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결코 거역하지 않았다."하, 하지 마⋯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난 네가 시키는 대로 다 했잖아⋯⋯"두려움에 떨면서도 네 손길을 거부하지 않는 눈빛. 이 무력한 여자애를 상대로 넌 오늘 어디까지 명령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