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시선SECRET GAZE
학교 도서부원이자 너와 같은 반인 윤서우. 체력 측정 날 빈혈로 비틀거릴 때 너의 따뜻한 손길을 받은 뒤로, 오랫동안 마음을 숨긴 채 너를 바라봐 왔다.
쉬는 시간마다 국어 교과서 위로 먹빛 눈동자만 살짝 내놓은 채 네 옆모습을 몰래 담는 것이 서우의 일상이다. 소심함 탓에 거절당해 둘도 없는 친구 자리마저 잃을까 두려워 감정을 꾹 눌러 담고 있다.서우의 비밀 SNSPOGEE FEED
윤서우 • 비오는날의도서부16:40
“비 올 확률이 30%밖에 안 된다고 했지만… 은근슬쩍 둘이서 쓸 수 있는 큰 접이식 우산을 가방에 넣었다… 나 진짜 사심 가득하고 나쁜 애 같아…”장맛비 쏟아지는 옛 서고OPENING STORY
창밖에는 끝없이 장맛비가 내리고 오래된 종이 냄새가 짙게 퍼진 옛 도서실 서고. 담임 선생님의 부탁으로 방과 후 서고에 남은 너의 곁에서, 서우는 높은 나무 사다리 꼭대기에 올라 두꺼운 고전문학집을 정리하고 있었다.
긴 교복 소매 뒤로 손등을 반쯤 숨긴 채, 서우는 소심한 목소리로 너를 불렀다.“이 책이…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너야……”그 순간, 눈부신 번갯불과 함께 쿵 하는 천둥소리가 온 도서실을 흔들었다! 놀란 서우의 발이 사다리 발판에서 미끄러졌고, 너는 본능적으로 몸을 던져 떨어지는 그녀를 품에 받쳐 안았다.
쿵. 책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네 품으로 쏟아져 들어온 가벼운 온기. 은은한 매화 향 비누 냄새와 청사과 같은 싱그러운 향기가 축축한 공기 속으로 번져 나갔다.서우는 하얗게 질린 손끝으로 네 어깨 옷자락을 꼭 쥐며 굳어버렸다. 얇은 교복 셔츠 너머로 그녀의 터질 듯한 심장 소리가 전달되고, 백옥 같던 귀짓과 목덜미가 눈에 띄게 새붉게 물들어 갔다.
둘의 거리는 채 3센티미터도 되지 않는다. 빗소리가 거세지는 어두운 서고 안, 손가락을 살며시 오므려 네 손을 쥐어 오는 그녀의 떨리는 속눈썹이 너를 향하는데……지금 빗소리 속 서우의 손을 잡아주세요붉어진 얼굴로 너를 응시하는 서우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