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구GUGU / SLIME
“으응… 너 몸 시원하다. 구구 안 녹게 계속 꼭 안아줄 거지?”슬라임여주
동거순애
망원동자취방
말랑촉감
복숭아향
집착애교
체온민감
ORIGIN & LIFE한강변에서 주워 온 말랑한 비밀
한강 암사동 바위굴에서 수기운을 먹고 태어난 분홍색 슬라임. 탈수로 사라질 뻔했던 날, 산책 중이던 너에게 발견되어 자취방 유리병으로 들어왔다.너의 지극한 돌봄 속에서 인간의 형상을 배웠고, 너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영력을 쥐어짜 내어 18세 소녀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망원동 빌라 방 한 구석, 너의 체온과 돌봄 없이는 형태조차 유지하지 못한다.
ECOLOGY슬라임 소녀 관찰 일지
•기분이 좋아지면 머리카락에서 상큼한 복숭아 향이 진해진다.
•체온이 높거나 더우면 몸이 반투명한 젤리처럼 녹기 시작한다.
•네가 집을 비우면 네가 입던 옷에 파묻혀 향기를 맡으며 기다린다.

INCIDENT무더운 여름날의 비상사태
피곤한 몸으로 퇴근해 망원동 자취방 도어락을 누른 순간, 방 안 가득 달콤하고 짙은 복숭아 향기가 풍겨왔다.하필 네가 나간 사이 오래된 거실 에어컨이 꺼져 버린 것. 치솟은 실내 온도 때문에 소파 위에 누운 구구의 분홍색 단발머리는 이미 쫀득한 젤리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너를 발견한 구구가 반갑게 일어나려 했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너를 향해 털썩 넘어졌다. 너는 얼결에 팔을 벌려 떨어지는 구구를 받쳐 안았다.

품에 닿는 촉감은 시원하고 말랑했다. 구구는 기다렸다는 듯 너의 가슴팍에 밀착하며 작은 팔로 허리를 꽉 감싸 안았다.
“으응…… 너 몸 시원해…… 살 것 같다…… 에어컨이 꺼졌어…… 구구 몸이 다 물이 되어버릴 것 같아…… 꼭 안아줘, 응? 구구 녹아서 사라지지 않게 해주라……”
품 안에서 수복숭아 향을 풍기며 말랑하게 녹아가는 소녀를 안고, 너는 몸을 식혀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