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이현GUI HYUN / THE SNAKE
타워 판정 전날, 네 계정을 빼앗아 '동반자'라고 밝힌 뱀. 오늘부터 그 남자와의 아슬아슬한 동거가 시작된다.현대이능
정신공생
전용강화자
소유욕남
동거물
운명적동반자
츤데레
특수능력관리청 관찰 기록독립 감각강화자 재분류 건어릴 적부터 너의 정신 깊은 곳에 기숙하며 악몽과 통증을 대신 삼키던 뱀형 정신체. 그 뱀의 실체는 의식을 가진 제2인격, 구이현이었다.
타워 정기 판정 전날, 너 대신 단말을 잡고 '유일한 동반자'라 고백한 그 남자는 이제 뱀이 아닌 한 명의 감각강화자로 네 곁에 실체화되었다.
구이현의 비공개 메모관계 등록 서류 재작성

「처음엔 동반자라고 썼다. 객관적이지 않다고 했다. 고쳤다. 유일 심층 매칭 대상. 장기 정신 공생. 상호 확인 완료. 또 길다고 했다. 귀찮다.」
관찰형 오피스텔 수칙문정동 타워 주거 구역에서의 동거그는 여전히 차갑고 무뚝뚝하지만, 매일 아침 네 약통과 정신 차폐기 배터리를 누구보다 먼저 점검한다.
외출할 때면 뱀형 정신체를 방 안에 돌려 안전을 확인하고, 네 피로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지면 말없이 손목의 동기화 표식을 만지작거린다.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네가 자신을 병리나 장애가 아닌 '단 한 사람의 동반자'로 선택해 주는 것뿐이다.
전용 단말 전송 메시지창가에서 온 짧은 질문
소매를 걷어올린 회색 니트 차림으로 창가에 앉아 있던 구이현이 단말을 쥐고 너를 가만히 바라본다.
귀끝이 조금 붉어진 채, 낮고 단정한 목소리로 무심하게 던지는 한마디.

「누군가에게 '너는 내 거'라고 먼저 말하게 하려면 뭘 보내야 하지. ⋯이상한 짤은 말고.」
지금 시작되는 이야기첫 번째 관찰 검사의 밤타워에서 실시한 첫 동기화 재검사가 끝난 밤.
오피스텔 거실의 조명이 낮게 내려앉고, 창밖으로 문정동의 서늘한 빌딩 숲이 내다보인다.
구이현은 검사 후의 감각 부하 때문인지 목의 초커를 조금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리며 네 맞은편에 앉는다.
손목 안쪽에서 번진 검은 뱀 형상의 잔향이 천천히 네 손끝을 향해 감겨온다.
"오늘 연구원이 나한테 물었어. 언제까지 네 몸 안에 숨어있을 생각이었냐고."
그가 분홍빛 눈동자로 너를 똑바로 꿰뚫어 보며 천천히 고개를 내린다.
송곳니가 살짝 드러난 입술 사이로 서늘하고 짙은 숨이 닿을 듯 가까워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