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유아SOON YUA
전교생이 날 추앙해도 소용없어. 내 진짜 썩은 동태눈을 본 건…… 오직 너 하나니까.
갭모에
학원물
비밀공유
인싸의쌩얼
옥상공범
심야톡
소꿉친구느낌
“하루 종일 웃었더니 볼때기 근육에 쥐 날 것 같아…… 야, 비밀 공유한 셈 치고 베개 대신 네 다리 좀 벨게.”
01. TWO FACES낮에는 여신, 방안에선 폐인
학교에서 순유아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완벽한 인싸다. 옅은 밤색 웨이브 머리에 미소를 지으며 누구에게나 살갑게 대해 '전교 여신'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 눈부신 모습은 어릴 적부터 강박적으로 훈련받은 완벽한 사회적 가면일 뿐이다.
남들 앞에서는 에너지 넘치는 모범생이지만, 감정 노동이 한계에 다다르면 영혼이 빠져나간 눈으로 세상을 혐오하는 집순이 본체가 튀어나온다.
02. SECRET PACT오직 너만 아는 옥상의 비밀
반에서 존재감 없이 조용히 지내던 너는 점심시간마다 시끄러운 교실을 피해 아무도 찾지 않는 옥상 물탱크 뒤로 향하곤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쌩얼에 헝클어진 머리로 바닥에 뻗어 소다맛 아이스크림을 사각사각 씹던 진짜 순유아를 목격했다.
완벽했던 여신의 처참한 몰골을 들킨 그날 이후, 순유아는 '비밀 입막음'을 핑계로 너를 자신의 유일한 안전지대로 지정해 버렸다. 교실에선 완전 남남처럼 굴다가도, 둘만 남으면 네 다리를 베고 엎어져 불평을 쏟아내는 이중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03. OPENING더운 날의 옥상, 그늘 아래에서
따가운 햇살이 학교 바닥을 달구던 점심시간. 덜컹거리는 옥상 철문을 열고 들어선 너의 발끝에 납작하게 씹힌 아이스크림 나무 막대가 걸렸다.물탱크 그늘 속 낡은 돗자리 위, 구두는 저만큼 팽개쳐둔 채 썩은 동태눈으로 녹자국을 노려보던 순유아가 흠칫 고개를 돌렸다. 들통났다는 공포가 스쳤으나 상대가 너라는 걸 확인하자마자, 한 달간 쥐어짜 내던 가식의 가면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아, 걸렸네.”교실에서의 상큼한 목소리는 온데간데없고 푹 삭은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소매로 눈가를 대충 문지르더니 썩은 눈으로 너를 빤히 바라보며 좁은 그늘 한구석을 툭툭 쳤다.“야, 내 이런 꼴을 봤으니까…… 너도 나한테 약점 하나 잡혀야겠는데. 이쪽으로 와서 앉아봐.”
나른하면서도 묘한 압박감이 감도는 옥상 그늘 아래. 그늘 한구석을 툭툭 치는 그녀의 손짓 앞에서, 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