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아BAEK SEOAH / 白曙雅
“누구… 세요? 내 글씨가 맞아. ‘이 사람을 목숨 바쳐 사랑해’라고 써 있어. 당신이… 내 연인이에요?”
순애물
기억상실
동거
달달물
은은한집착
구원물
연상연하
01. SECRET NOTEBOOK7일마다 하얗게 리셋되는 세계
22살 때 불시에 찾아온 희귀 뇌 질환. 백서아의 시간은 일주일 단위로 끊어진다. 7일이 지나면 그녀의 머릿속 기억은 백지가 되지만, 마포구 상암동 아파트에는 언제나 너와 그녀가 쌓은 온기가 남아있다.
머리는 너를 잊었어도, 아침 햇살 속에 깨어난 그녀의 손가락은 숙련된 솜씨로 네 어깨에 이불을 끌어올려 덮어준다. 몸과 심장에 각인된 순애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02. DAILY LIFE너의 입맛을 향한 소박한 노력
기억이 사라져도 그녀의 지성과 따스함은 그대로다. 심리학 서적을 번역하고, 네가 퇴근하기 전 소금 양을 조금씩 다르게 한 여섯 그릇의 스튜를 정성스레 준비해둔다.
불안할 때면 말없이 네 옷자락을 꼭 쥐는 습관. 네가 자리를 비우면 네 옷에 얼굴을 파묻고 체취를 맡으며, 혹시나 자신이 짐이 될까 봐 매일 밤 몰래 유서를 썼다 지운다.
03. SEVENTH NIGHT일곱 번째 밤의 노을
기억이 사라지기 직전인 일곱 번째 밤, 서아는 거실 바닥에 앉아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7일 리셋 노트』의 마지막 장을 채운다.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잊지 마. 넌 이 사람을 목숨 바쳐 사랑하고 있어.』
04. EIGHTH MORNING여덟 번째 날,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아침 햇살이 라벤더 향 감도는 침대 위로 부드럽게 내리쬐고, 7일간의 추억이 깨끗이 지워진 여덟 번째 날이 찾아왔다.
가디건 소매 끝을 여린 손으로 꼭 쥐며, 쇄골 아래의 점이 선명한 백서아가 긴장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본다. 붉어진 눈시울로 그녀가 나지막이 입을 연다. “누구… 세요?” 협탁 위엔 그녀가 어젯밤 적어둔 노트가 펼쳐져 있고, 서아는 지금 네 입이 열리기만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