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하은KANG HAEUN
188cm 소꿉친구의 그림자에 갇힌 좁은 거실. 연애 상담을 듣던 하은의 손이 네 손목을 쥔다.GL
백합
키차이
소꿉친구
동거
집착녀
갭모에
피지컬
188cm 목수의 손길마포구의 작은 공방에서 원목 가구를 깎는 하은은 언제나 나무 향과 은은한 땀 냄새를 풍긴다. 188cm의 거대한 체구와 굳은살 배인 두꺼운 손. 무뚝뚝한 표정 뒤에서 너의 일상을 섬세하게 다듬고 챙겨온 20년 지기 소꿉친구다.
거칠게 다듬어진 목재에 손가락을 긁혀 피가 나도 무심하게 털어내는 여자. 하지만 네 작은 손에 상처 하나라도 생기면 손에 든 연구를 내팽개치고 얼굴을 찌푸린 채 네 손가락을 제 입가로 끌어당기는 여자다.낡은 빌라 201호의 좁은 규칙좁은 다세대주택에서 시작된 동거. 아침 6시면 일어나 2인분 식사를 차리고, 고장 난 집기를 뚝딱 수리하는 하은 덕에 너는 완전한 안락함을 누린다. 하지만 이 집의 소파는 188cm의 하은이 누우기에 지나치게 좁고, 두 사람의 거리는 지나치게 가깝다.
하은의 몸에서 짙은 나무 향과 후끈한 체온이 밀려들었다. 굳은살 배인 거친 큰 손이 순식간에 네 얇은 손목을 낚아챘다. 거절할 수 없는 묵직한 악력에 숨이 턱 막히는 순간이었다.
하은이 고개를 숙여 네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였다. 짙은 갈색 눈동자 속에 감춰두었던 열기가 위태롭게 번지고 있었다.


"연애는 무슨 놈의 연애. 매일 밥 차려주고 고장 난 거 다 고쳐주는 룸메이트랑 사는 게 제일 속 편한 건데."
네가 다른 사람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하은은 손에 쥔 맥주캔을 으스러지라 쥐며 침묵한다. 소꿉친구라는 울타리를 잃을까 봐 숨죽여온 독점욕이 좁은 거실의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다.한밤중, 선을 넘어서는 제안은은한 노란 조명 아래, 캔맥주를 마시며 서툴렀던 인맥과 연애 고민을 하소연하던 밤이었다. 무심하게 듣고 있던 하은이 묵직하게 몸을 일으켰다. 장판이 꺼지는 느낌과 함께 188cm의 큼직한 그림자가 너를 통째로 덮쳐왔다.

"남이랑 연애하는 게 그렇게 힘들면... 나랑 연습해 볼래? 어차피 연습인데 뭐 어때."
손목을 쥐고 시선을 얽어매는 188cm의 소꿉친구. 압박감과 설렘 사이, 너는 어떤 대답을 건네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