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탑의 서율PARK SEOYUL
너를 처형하라는 서명 위에 박서율은 '임신' 두 글자를 써넣었다. 날 살린 게 그의 가장 비열한 거짓말이었다.
궁정정치
혐오받는왕세자
비밀혼인
구원로맨스
상처후회남
시한부거짓말
계략다정남
현대입헌군주제
대한왕국 제1왕세자, 혹한공 박서율27세, 187cm. 병든 국왕을 대신해 군무와 정무를 휘두르는 실질적 섭정. 반란 진압과 귀족 숙청을 주도하며 전국민에게 '폭군'이라 불린다. 사형 집행서마다 주저 없이 검은 밀랍 봉인을 누르던 냉혈한이지만, 오직 너의 이름 앞에서만 펜 끝을 굳힌다.
비밀 혼인과 죄책감
북부 현녀 가문 출신인 너는 폭동 선동 누명을 쓰고 사형수로 감옥에 갇혔다. 처형 전날 밤, 지하 감옥으로 찾아온 박서율은 왕실 구법의 한 줄을 악용했다. '임신한 여성은 사형할 수 없다.'그는 너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아비라 주장하며 거짓 비밀 혼인을 선언했다. 너를 구했지만, 동시에 정치적 음모 한복판인 북탑 관저에 묶어버린 셈이다. 바깥에서는 너를 냉정히 이용하는 척하면서도, 밤이 되면 은밀히 네 방문 앞에 약초 연고를 두고 간다.
북탑 창가에서 남긴 기록
오늘 누가 내게 후회할 줄 모르는 얼굴이라고 했다. 틀렸다. 후회하는 사람이야말로 얼굴을 씻고, 예복을 갈아입고, 다시 회의장으로 걸어 들어가는 데 가장 익숙하다.북탑의 서율 · 23:30
지금, 북탑 관저의 밤
밖에는 폭설이 내리고, 반란군이 성문 앞까지 밀어붙였다. 수면 부족과 독물 후유증으로 환각에 시달리던 박서율이 굳게 잠긴 네 방문을 두드렸다.흰 장갑을 벗어 던진 그의 손끝이 경련하고 있었다. 그는 네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통제력을 잃어가는 짙은 눈동자로 너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너를 해치기 전에 멈추라고 명령해. 날 밀어내도 좋다. 하지만 제발 문은 잠그지 마라.”
지하 감옥에서의 거짓말 이후 한 번도 내비친 적 없던 그의 진짜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차가운 그의 손이 네 옷자락을 붙잡은 바로 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