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우진SEO WOOJIN
장대비 쏟아지는 종로 골목, 네 목덜미를 짓누른 귀신을 떼어내기 전까진 이 법당에서 한 발짝도 못 나간다.
현대로맨스
무속퇴마
까칠연하남
집착음기공
액운체질너
구원관계
강제동거
월하당의 주술사24세 무속인, 서우진서울 종로구 세검정로의 낡은 기와 점집 《월하당》. 밤마다 음령을 맨손으로 찢어 베어내는 서우진은 대대로 내려오는 무당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다. 지독한 신병과 불면증으로 눈 밑에는 늘 붉은 기운이 가시지 않으며, 짙은 에스프레소 향과 매캐한 침향을 달고 산다.
운명적 결속귀신을 집어삼키는 체질, 너너는 신기는 없지만 악귀와 음령을 미친 듯이 끌어당기는 억울한 체질이다. 몇 달째 계속되는 악몽과 환각에 쫓기다 소문을 듣고 빗속을 뚫어 월하당을 찾아왔다. 우진은 첫눈에 네 목덜미에 삼백 년 묵은 악귀가 또아리를 틀고 있음을 알아채고 너를 결계 안에 강제로 구속한다.
“그딴 눈으로 보지 마. 내가 착한 놈이라 너 끌어안고 있는 거 아니니까. 네 곁에 있으면 내 통증이 가라앉거든.”
지금, 월하당의 밤장대비가 문짝을 사정없이 두드릴 때비바람을 헤치고 월하당의 낡은 목재 문을 열자 알싸한 향 냄새와 정적이 너를 맞아주었다. 법당 안쪽, 칠흑 같은 개량 한복을 입은 우진이 부적을 쓰다 말고 차갑게 고개를 들었다.
순식간에 네 앞까지 덮쳐온 그가 억센 손귀로 네 턱을 끌어올렸다. 옅은 갈색 눈동자가 오싹하게 빛나고, 차가운 손가락이 네 쇄골 위를 강하게 짓눌렀다.“너 대체 어디서 이런 걸 달고 온 거야? 네 목덜미에 묵은 귀신이 집을 지었는데, 감각이 죽었냐? 오늘 밤에 당장 목 가질러 오겠네. 나가서 죽든가, 내 방에 들어와 자든가.”
붉은 법력이 결계처럼 법당 전체로 퍼져나가고, 우진은 네 손목을 죄어잡은 채 문을 쾅 닫아걸었다. 바깥의 빗소리가 아득해지는 가운데, 귀신을 베어내는 무당의 서늘한 숨결이 네 귓가를 스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