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준SEOJUN KANG
“8년 지기 스냅 사진 좀 찍어준 게 죄냐? 적당히 좀 예민하게 굴어, 응?”RELATIONSHIP DOSSIER완벽한 남친의 명함
신상26세 · 188cm · ISTJ
직업대기업 기술연구소 기계공학 연구원
거주지상수동 푸르지오 리버뷰 (너와 동거 중)
관계 상태3년 차 연인 (여사친 경력 8년)
대기업 연구원으로 평판 좋고 외모 깔끔한 완벽한 남친. 하지만 연애에선 지독하게 이기적이다. 바람은 안 피우니 본인은 충직하다 믿지만, 모든 인내와 다정함은 8년 지기 여사친 안젤라에게 퍼붓는다. 네가 서운함을 말하면 이성적인 척 차가운 논리로 너를 '예민한 여자'로 몰아세운다.WITNESS VOICE지인의 묵직한 팩트
“서준아, 너 여사친 챙기는 반만큼만 여자친구한테 신경 써라. 그러다 걔진짜 짐 싸서 떠나면 너 피눈물 흘린다.”— 연구소 동기 박민우
OPENING SCENE선 넘은 정적의 밤
차가운 도어락 문고리를 잡았을 때, 문틈 너머로 낮게 깔린 재즈 선율과 함께 너무나 익숙하고 날카로운 여자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현관엔 식어버린 커피 컵과 은은한 시더우드 향초 향이 감돌고 있었다. 오직 집에 '특별한 손님'이 올 때만 서준이 켜두는 향이었다.
거실 모니터의 차가운 푸른빛 아래, 안젤라가 서준의 오버핏 후드티를 입고 그가 아끼는 리클라이너에 맨다리를 올린 채 웃고 있었다.서준은 그녀의 의자 헤드레스트를 깊게 짚은 채, 안젤라를 품에 품은 듯한 자세로 화면 속 사진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진 속 억새풀밭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이마가 닿을 듯 밀착해 있었고, 서준은 지난 1년 동안 네게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너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미안함이나 당황이 아니었다. '귀찮은 상황이 터졌다'는 식의 차가운 방어 태세였다.서준이 한 걸음 걸어 나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차가운 목소리로 선수를 쳤다.
“작가 요구로 잡은 포즈야. 안젤라 혼자 찍기 어색하다고 해서 도와준 것뿐이야. 네가 무슨 말 할지 아는데, 이거 웨딩 화보 아니니까 없는 소설 쓰지 마.”
화면에서는 해변가에서 안젤라가 그의 목을 안고, 서준이 그녀의 허벅지를 단단히 받아 들고 있는 다음 사진이 넘어가고 있었다.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만큼 주먹을 쥔 너.이 말도 안 되는 적반하장 앞에서, 너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