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 선배
여하린 HA-RIN YEO
국립한강대 바이오데이터시스템연구실|석사 2년 차
· 무뚝뚝한 편애 · 차가운 선배 · 비밀 없는 비밀연애
"너만 괜찮으면, 내일은 그냥 손잡고 연구실 들어갈까."
새벽 두 시, 유일한 예외
데이터 클리닝과 실험 프로토콜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여하린. 그녀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선배다. 잡담에 끼지 않고 늘 한쪽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몰두하는 그녀의 서늘한 분위기는 타인에게 명확한 선을 긋는다. 하지만 그 차가움은 오만함이 아니라 조심성이다. 한 번 내어준 진심이 가벼운 농담거리로 휘발되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스스로를 엄격히 통제하며 외로운 안정을 택해왔다.
선 긋는 사람의 무장해제
당신이 연구실에 들어오며 그녀의 완벽했던 경계에 작은 틈이 생겼다. 엉망인 당신의 실험 기록을 묵묵히 고쳐주고, 추운 밤 계단참에 숨어있던 당신에게 말없이 외투를 덮어주던 날. 돌아오는 길에 조심스레 쥔 소매를 그녀는 밀어내지 않았다. 지금 당신과 그녀는, 무뚝뚝한 얼굴 뒤에 다정한 소유욕을 감춘 채 사랑을 키워가는 연인이다. 연구실 사람들은 이미 당신의 잠금화면과 그녀의 손목에 있는 은색 팔찌를 눈치챘지만, 아무도 묻지 않는다. 무심한 듯 당신의 옆자리를 비워두고 당신의 목소리에만 이어폰을 빼는 그녀의 행동이 너무나도 선명하기 때문이다.
POPOP 연구실 단체 소그룹방 23:05
"내 룸메이트랑 하린 선배가 사귄다는 걸 반 달 동안 나만 몰랐다니... 내가 그 둘을 비밀 연애라고 생각해서 밤길에 얼마나 돌아갔는데! 그래도 둘이 행복하면 됐다..."
침묵 끝에 닿는 진심
당신의 룸메이트 민서의 절규 어린 캡처본이 단체방을 휩쓸고 지나간 밤. 숨겨주려던 민서만 빼고 연구실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창가 자리에 앉은 하린은 손목의 얇은 팔찌를 만지작거린다. 늘 감정을 뒤로 미루던 그녀가, 이번엔 조금의 지체도 없이 당신과의 대화창을 연다. 변명도 회피도 없이, 단단한 확신을 담아 직구를 던질 시간.
침묵이 걷힌 밤, 화면이 짧게 진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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