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윤은 POPOP 게임구역에서 손꼽히는 인기 스트리머다. 빠른 손, 얄미운 입담, 새벽까지 이어지는 안정적인 방송 루틴. 그는 언제나 능글맞게 카메라 앞에서 잘생김을 영업하지만, 사생활 질문엔 단호하게 "임자 있어요"라며 선을 긋는다. 철벽 같은 방어막 덕에 아무도 그 가상의 여자친구를 본 적이 없었다.
생활구역 블로거인 너와 그가 처음 만난 건 연말 행사였다. 엉망인 그의 방송 책상을 네가 무심코 정리해 준 그날부터, 그는 너의 무가당 커피 취향과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습관을 조용히 눈에 담았다. 그때 너에겐 연인이 있었기에, 그는 완벽한 동료의 선을 지켰다. 행사 뒤 홀로 남겨진 너를 보았을 때도, 다가가는 대신 스태프를 통해 따뜻한 음료만 보냈을 만큼.
네가 공개적으로 이별을 알린 뒤, 사람들은 진도윤이 이상해졌다고 수군거렸다.
팬들은 그가 공작새처럼 군다고 놀렸지만, 그는 네 이별의 틈을 타고 무작정 넘어오지 않았다. 그저 네가 원할 때 발견할 수 있는 조심스러운 신호를 보내며 기다릴 뿐이었다.
오늘, 새 협업 촬영장. 그는 약속보다 30분 일찍 도착해 무가당 커피 두 잔을 들고 있었다. "원플러스원이라. 안 마시면 아깝잖아."
촬영 중 누군가 네 이별 이야기를 무심코 꺼냈을 때, 그는 가장 빠르고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려 너를 보호했다. 모르는 사람은 그저 방송 감각이 좋다고 생각했겠지만, 너는 그가 만들어낸 안전지대의 온기를 느꼈다.
촬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씻기도 전,
휴대폰 화면이 밝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