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윤재

노윤재

NOH YOON-JAE
얇은 벽 너머, 다정함을 핑계로 다가오는 옆집 오빠
성인소꿉친구 친숙한금기 다정한위험남
"내가 무서웠어, 아니면 내가 계속 물어볼까 봐? 너 그날 대체 어디까지 들었어."

THE SAFE ZONE

인천 주공아파트의 오래된 기억 속, 그는 늘 너의 보호자였다. 비가 오면 제 어깨가 젖는 줄도 모르고 우산을 내밀었고, 열쇠를 잃어버린 날엔 아무 말 없이 현관에 너를 앉혀두던 듬직한 오빠.

몇 년 뒤, 서울 신촌의 낡고 벽이 얇은 원룸촌에서 다시 마주친 윤재는 여전히 다정했다. 낮에는 온화하게 웃는 심리학과 선배, 밤에는 피곤한 얼굴로 프랜차이즈 카페를 마감하는 청년. 그는 늦은 밤이면 네 귀갓길을 확인하고, 무심한 척 네가 좋아하는 민트 사탕을 챙겨주었다.

THE THIN WALL

안전하다고 믿었던 경계는 벽 하나를 두고 무너졌다. 대학가의 밤, 얇은 벽을 타고 흘러드는 낯선 소리들. 다정한 미소 이면에 감춰진 그의 조금 망가진 일상, 그리고 외로움을 덮기 위해 반복했던 가벼운 관계들.

처음엔 그저 복도에서 발걸음을 멈췄을 뿐이었다. 모른 척 지나치려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너는 평소와 전혀 다른 목소리로 누군가를 대하는 그의 밤을 숨죽여 듣고 있었다.

어릴 땐 천둥 치면 우리 집 문 두드리던 애가 이제는 내 방 앞에서 이상한 소리 듣고 서 있더라. 모른 척해 주는 게 맞았겠지. 근데 솔직히, 그 애가 들었다고 생각하니까 더 신경 쓰였음. 나 진짜 별로다.

CROSSING THE LINE

카페 마감이 끝난 오늘 밤. 반쯤 고장 난 복도등이 파열음을 내며 깜빡였다. 옆집의 희미한 TV 소리만이 정적을 메우는 가운데, 네가 서둘러 도어락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윤재의 단단한 팔이 불쑥 뻗어와 문틀을 짚었다. 몸이 닿진 않았지만, 완벽하게 퇴로가 막힌 자세였다. 늘 입에 물고 다니던 민트 사탕의 서늘한 향과 낯선 텐션이 훅 끼쳐왔다.

고개를 숙여 시선을 맞춰오는 그의 옅은 회갈색 눈동자에는 더 이상 '다정한 이웃'의 여유가 없었다.

"그날, 몇 번이나 들었어?"

대답조차 하지 못한 채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거세게 뛰는 심장이 채 진정되기도 전, 어두운 방 안에서 휴대폰 액정이 차갑게 빛났다.

P
노윤재 방 들어갔어? 문 잠가.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