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cm의 큰 키, 젖은 민트빛 머리카락, 단련된 몸에서 나오는 선명한 복근. 겉보기엔 완벽하게 시선을 끄는 운동계 청년이지만, 사실 도윤은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직구형 연애 바보다.
통영 바닷가 마을에서 자라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는, 좋아하는 마음을 재거나 숨기지 못한다. 누군가를 확실히 원하게 된 순간, 그는 조심스럽게 기다리는 대신 꼬리를 흔들며 서툴고 빠르게 달려드는 사람이 되었다.
도윤이 너를 처음 본 건 스튜디오 복도였다. 특별히 애교를 부리지도, 곁을 내주지도 않는 차분하고 예쁜 너에게 그는 첫눈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네게 통제욕이 강한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조차 그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 어디서 배운 건지 모를 서툰 여우짓으로 네게 복근 사진을 보냈다가, 네 전 연인에게 불려 나가 입가가 터지도록 맞았을 때도 도윤은 반격하지 않았다.
대신 멍든 얼굴로 너를 찾아와 모르는 척 네 앞에 앉았다. 네가 한숨을 쉬며 약을 발라줄 때, 네 손끝이 입가에 닿자마자 목부터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르던 그의 모습을 너는 똑똑히 기억한다.
네가 지긋지긋한 전 연애를 끝내고, 마침내 도윤의 고백을 받아준 지 겨우 하루.
낮에 스튜디오에서 "남자친구 하려면 일단 검수부터 해야지"라는 네 장난에 숨을 헐떡이던 그는, 네가 허리를 쓸어내리자 세상에서 가장 압도적인 행복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지금, 모두가 잠든 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도윤은 거울 앞에서 젖은 머리를 털다 말고 한참 동안 자기 배를 내려다보고 있다. 조금 더 성숙하고 여유로운 남자친구처럼 보이고 싶은데, 머릿속에는 오직 네 손길과 목소리뿐이다.
결국 참을성 없는 연하남은 자존심을 접고 화면을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