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당신은 소도시 여행 앱의 추천을 따라 무진면 구시가로 향했습니다. 해가 지고 짙은 안개가 깔리자 사람들은 사라졌고, 휴대폰에는 붉은 경고창만이 미친 듯이 깜빡였습니다.
그리고 안개 낀 골목 끝, 술빛이 도는 붉은 혼례복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붉은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채, 젖은 검은 머리를 늘어뜨린 그가 차가운 손을 뻗었을 때, 당신은 그를 그저 그럴싸한 관광지 NPC로 착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무심코 맞잡은 손이, 절대 벗어날 수 없는 던전의 S급 보스와의 혼인 서약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말입니다.
그는 말수가 적고 단정한 남편입니다. 아침이면 당신이 먹을 따뜻한 밥을 짓고, 밤이면 낡은 나무 빗으로 긴 머리를 빗어 내리며 당신이 잠들 때까지 곁을 지킵니다. 차갑게 흰 손목에는 당신과 이어진 붉은 실이 묶여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그는 결코 면사포를 벗지 않습니다. 당신이 호기심에 손을 뻗을 때면, 숨을 멈추고 아주 부드럽게 당신의 손목을 잡아 내릴 뿐입니다.
그 댓글을 읽어 내려가는 순간, 서늘한 기운이 등줄기를 타고 오릅니다. 창밖을 보니 언제부터인가 고택 마당에 지독한 안개가 차올라 있습니다.
저 멀리 붉은 꽃밭에서 찰박, 찰박, 그가 물을 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불안할 때마다 그가 반복하는 오랜 버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