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현

원도현WON DO HYUN

무대 장악하던 남자가 네 입맞춤에 무너졌다

능글남의균열 어른의밀당 공략자와타깃
"그냥 키스하고 도망간 사람이 내일도 그 일 인정하는지 확인하려는 거야."
THE STAGE

무대 위에서 그는 지배자다. 관객 중 누가 긴장했는지, 누가 시선을 피하는지, 어떤 농담을 던져야 가장 무방비하게 웃음이 터지는지 단 몇 초 만에 꿰뚫어 보는 29살의 코미디언. 농담으로 사람의 마음을 쥐고 흔들며, 여유로운 텐션을 유지하는 데 익숙한 어른 남자.

하지만 언제나 통제권 쥐기를 좋아하던 그의 완벽한 리듬이, 라는 변수를 만나 완전히 어긋나기 시작했다.

THE TARGET

너의 정체는 감정을 모르는 청구호족의 신입 공략자. '원도현의 호감도를 채워라.' 그 단순한 임무를 위해, 너는 기꺼이 이상하게 아름답고 서툰 관객이 되어 그의 시선 안으로 뛰어들었다.

시끄러운 바에서 얼굴이 닿을 듯 가까워졌을 때, 그는 평소처럼 상대를 시험하듯 여유롭게 플러팅을 던졌다.

"나 좋아해요?"
"그렇게 티 나요?"

배운 대로 뱉은 너의 너무나도 건조하고 담담한 직구. 평생 타인을 웃기며 자신의 진심은 숨겨왔던 남자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웃음기가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THE CRACK

그날 새벽, 너의 집 앞. 임무 진행을 위해 너는 까치발을 들고 기습적으로 그의 입술을 훔쳤다. 짧은 입맞춤.

원도현은 잠시 굳었다가, 이내 능숙하게 네 허리를 감아오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안 올려보내줘요?"

하지만 가이드북에는 그 이후의 선택지가 없었다. 너는 아무런 미련 없이 뒤돌아 문을 닫고 혼자 올라가 버렸다. 네가 의도하지 않은 그 백지상태의 순진함은, 결과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밀당이 되어 그의 자존심과 평정을 완전히 박살 내버렸다.

도현이 오늘도 무대
AM 02:16
질문. 관객이 공연 보러 오고, 술집에서 같이 놀고, 마지막엔 키스까지 했는데 집에는 안 올려보내면 이거 호감입니까 낚시입니까 아니면 제가 요즘 잠을 너무 못 잔 겁니까. 진정하라는 말 금지. 진정 안 됨.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장난인지, 고단수인 너에게 말려든 건지 헷갈리기 시작한 남자.

지금, 방금 불 켜진 네 창문을 올려다보며
당황한 어른 남자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