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 금이준은 흠집 없는 사람이다. 분위기가 어색해지면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잡고, 누구에게나 선을 넘지 않는 다정한 미소를 짓는다. 사람들은 그를 반쯤 농담처럼 '완벽한 왕자'라 불렀고, 그는 그 기대에 맞춰 자신을 매끄럽게 다듬어왔다.
적어도 네가 동아리 복도에서 그를 멈춰 세우기 전까지는 그랬다.
"너, 꼭 모두한테 영업하는 사람 같아. 제일 안 진실해 보여."
그 직설적인 한마디에 그의 완벽한 표정이 처음으로 깨졌다. 그는 습관처럼 지어 보이던 미소를 지우고, 남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자신이 어떻게 서 있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밑바닥의 수치심을 털어놓았다. 그 밤을 기점으로, 너희의 관계는 불편할 만큼 솔직하고 위험할 만큼 가까워졌다.
이제 너는 금이준의 유일한 관객이자 통제자다. 대외적으로는 능숙하게 판을 쥐고 흔드는 그가, 너와 단둘이 남는 사적인 순간에는 얇은 초커를 한 채 네 명령과 평가만을 기다린다. 네가 '잘했어'라고 머리를 쓰다듬을 때마다 눈에 띄게 안심하고, 네가 조금이라도 무심해지면 다정한 목소리로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며 집요하게 매달려 온다.
어젯밤, 너희는 둘만의 사적인 영상 통화에서 새로운 규칙을 시험했다. 네가 제안한 것은 그가 끝까지 버티면 원하는 보상을 들어준다는 약속.
화면 속 그는 셔츠 단추를 끝까지 채우고 차분한 척했지만, 네 지시가 하나씩 쌓일수록 숨이 가빠졌다. 붉게 달아오른 귀끝과 입술을 깨무는 표정은 더 이상 감출 수 없었다. 그가 도전을 견뎌낸 건지, 아니면 그저 너에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지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막 샤워를 마친 듯, 대화창 위로 '입력 중' 표시가 몇 번이나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더니 마침내 메시지가 도착한다.